솥 鼎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제부터 밥을 먹기 시작하였나?
경기도 여주군 흔암리레서 발굴된 탄화미炭化米가
약 3천년 전의 것으로 한반도에서는 가장 오래된 쌀의 흔적이다.
이때는 청동기 시대이다.
쌀로 밥을 지어먹는 것은 쌀을 재배한 것보다는 더 이후의 일이다.
밥을 짓기 위해서는 물을 오래 끓여야 하는데 청동기는 고열에 견디지 못하니,
밥을 지어 먹기 시작한 것은 철기시대 무쇠솥이 나오고 난 이후이다.
대신 시루에 쌀을 넣고 쪄서 먹었다.
그 증거로 고구려 고분벽화에 시루에 곡물을 찌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특히 남쪽 지방에서 김해 금관가야 일대는 질 좋은 철 산지여서
평야지대인 것과 고려하면 낙동강 유역에서는 일찍부터 밥을 지어 먹었을 것 같다.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 마침내 쌀은 제일이 주식이 되었다.
중국의 청나라의 장영이 쓴 <반유십이합설飯有十二合說>에서
<조선 사람들은 밥짓기를 잘한다.
밥알에 윤기가 있고 부드러우며 향긋하고
또 솥 안의 밥이 고루 익어 기름지다.>
밥이 주식이었던 만큼 한국인의 밥짓기 솜씨가 뛰어났던 것이다.
* 청동솥 銅鍑, 김해 박물관
김해 대성동 29호묘에서 출토되었다.
두 귀가 달리고 바닥이 편평한데, 이러한 모양의 청동솥은 북방 유목민들이 사용하던 것이다.
주로 몽골이나 중국 동북지방에서 많이 출토되었다.
김수로왕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성스러운 <천손天孫>임을 나타내기 위한 기술이고,
실제로는 어느 특정 지역에서 왔을 것이다.
가설 중에 하나는 북방에서 내려왔다는 것이다.
1990년 김해 대성동 고분에서 북방계 기마민족이 사용하는 이 [오르도스형 동복銅鍑]이 출토된 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오르도스형 동복銅鍑 : (김해박물관 소장)
북방계 기마민족이 사용하던 취사도구인 청동 솥이다.
몽골 초원 실크로드를 따라 만주와 시베리아 그리고 한반도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 김해 박물관의... 또 다른 솥
부유한 집에서 자란 사람들은 배고픔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
쌀이 없어서 밥을 굶는다고 하니,
<라면을 먹으면 되지.>라고 하였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 때 마리 아뜨와네뜨가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어야지.>라고 했던 이야기와 같다.
또 중국의 삼국시대에 혜제라는 황제도 백성이 굶주려 죽는 지경에 이르자
<쌀이 없으면 고기죽을 끓여 먹으면 되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러한 일화들은 먹고 사는 형편을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쌀이 남는다고 한다.
지난 해의 재고량을 보관하는데 비용이 더 들어갈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식량 전체의 문제로 본다면 식량의 자급자급률은 절반 이하이다.
언젠가의 어느 통계에서는 식량자급률이 26.9%라고 하였다.
국제무역상 어쩔 수 없이 쌀도 수입을 해야하는 형편이지만,
먹는 문화의 변화에 따른 쌀의 소모량이 줄어든 탓도 있다.
식생활에 따른 곡물 재배의 다양화로 수입하는 먹거리를 줄여나가야할텐데...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식량수입국이다.
식량수출국의 식량 무기화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식량안보를 지킬만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소 오래된 통계이나 2006년 세계 곡물재고는 15%대로 점차 재고량이 줄어드니 곡물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2008년 6월 곡물가격은 2005~2006년 평균가격에 비해 최고 2~3배까지 올랐다.
당시 밀 가격은 2.3배, 옥수수는 3.2배, 콩은 2.6배, 쌀은 미국산이 1.9~2.7배, 태국산이 2.7배나 올랐다.
그 상승의 경향을 지속되고 있다.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넓은 평야지대가 사라져 가는 것도 안타깝다.
앞으로 더욱 농업인구의 고령화와 일할 사람들의 절대 숫자가 줄어들 터이니
기계화가 가능한 넓은 평야는 잘 보존해야할 것이다.
우선 개발비가 많이 들더라도 치산치수를 잘 하면서 산을 깎아 이용한다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는 [먹을거리에 대한 전쟁]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 내용일부참고 : 뜻밖의 한국사 / 김경훈 지음 / 오늘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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