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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려불화 오백나한도

불교사랑

by 적산 2012. 7. 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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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 오백나한도)

 

 

▲오백나한도 중 제329 원상주존자. 고려 1235년, 59.0 x 42.0cm. 일암관

 

 

고려불화 중에는 오백나한도 연작이 있다.

 

나한은 아라한(阿羅漢)의 준말로 고승을 일컬으며 고려시대에는

나한신앙이 성행하여 많은 나한도가 제작되었다.

 

그런 중 지금 전해지는 오백나한도는 새로 장황하거나 수리하여

각각의 크기가 약간씩 다르지만 본래는 모두 가로 45cm 세로 65cm

똑같은 크기의 비단에 그린 수묵화로, 한결같이 국토는 태평하고

임금은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국토태평 國土太平 성수장천 聖壽長天"

이라는 명문이 있고 김의인(金義仁)이 그린 것으로 되어있다.

 

제작 연도는 반이 을미년이고, 반은 병신년이다.

을미년 다음이 병신년인데, 1236년인 병신년은 바로 팔만대장경이

제조되던 해이므로 이 오백나한도 연작 또한 고종 22년(1235)과

23년(1236)에 대몽항쟁의 의지를 담아 제작된 것으로 생각 된다.

 

본래 500폭이었을것이나 현재까지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확인된 것은 14점이다.

 

오백나한도는 폭마다 일련번호와 이름이 적혀 있고

저마다 독특한 얼굴과 성격을 갖고 있다.

 

혹은 나무 그늘에 앉아 조용히 경전을 읽고,혹은 참선의 자세로

용맹정진하는 구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있다.

 

그중 압권은 오래전부터 일본 이데미츠(出光)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알려져 왔으나

몇 해 전에 국내 개인 소장으로 돌아온<제329 원상주존자 圓上周尊者>이다.

 

씨름선수를 연상케 하는 우람한 체격으로 바위에 걸터앉아

한쪽 어깨를 드러낸 채 화면 위쪽 먹구름 속의 용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눈빛으로 용을 제압하는 모습이다.

 

인체 데생이 정확하고 나한의 기백이 살아 있어 그야말로 기운이 생동한다.

 

인물 묘사를 보면 아주 날카로운 필치를 구사하였고 옷자락의 표현도

강한 붓놀림이 아니라 가는 선묘로 윤곽을 잡고 그 속을 먹으로 채워 넣었다.

 

이런 기법을 철선묘(鐵線描)라고 하는데 후대의 수묵화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고격(古格)은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수묵화가 전칭(傳稱) 작품 두어 점만 전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오백나한도는 잊힌 고려시대 감상화의 화풍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작품이 특히 회화적으로 크게 주목 받는 것은 불화라는 종교화이면서도

수묵화의 성격을 명확히 띠고 있기 때문이다.

 

 

(유홍준의 국보순례 중에서..)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비오는날의수채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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