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것'도 없으며, 진실한 것도 없다.
이번 생 잠시 인연따라 나왔다가
인연이 다 되면 인연따라 갈 뿐이다.
장작 두 개를 비벼서 불을 피웠다면
불은 어디에서 왔는가.
장작 속에서 왔는가, 아니면 공기중에서,
그도 아니면 우리의 손에서 나왔는가,
아니면 신이 불을 만들어 주었는가.
다만 공기와 장작과 우리들의 의지가 인연화합하여
잠시 불이 만들어 졌을 뿐이고,
장작이 다 타고 나면 사라질 뿐이다.
이것이 우리 몸을 비롯한 모든 존재의
생사(生死)이다.
불을 어찌 고정된 실체라 할 수 있겠으며,
‘나’라고 내세울 수 있겠는가.
다만 공한 인연생 인연멸일 뿐이다.
여기에 내가 어디있고,
내 것이 어디 있으며 진실한 것이 어디 있는가.
다 공적할 뿐이다.
이 몸 또한 그러하다.
인연따라 잠시 왔다가 인연따라 잠시 갈 뿐.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다.
그러할진데 어디에 집착하고,
무엇을 얻고자 하며,
어딜 그리 바삐 가고 있는가.
갈 길 잠시 멈추고 바라볼 일이다.
[화엄경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