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이라 하는 것은 꼭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험한 상태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길을 잃고 밤새 산을 헤매고 다녔거나, 부족한 장비와 식량 때문에 탈진상태에 이르거나, 저체온증에 걸리는 등의 상황도 조난이라 볼 수 있다. 대수롭지 않은 문제도 갑자기 날씨가 나빠지거나 사고 이후에 조치가 늦어져 조난사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혹시라도 부딪칠 수 있는 큰 문제들을 안전하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미리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알맞은 준비를 하는 것이 조난을 예방하는 길이다.
행동요령
①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잃었을 때는 아는 곳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그런 다음 그곳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획했던 방향을 찾는다. 만일 짙은 안개, 눈보라, 어둠 때문에 지형과 방향을 살필 수 없을 때는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자신이 정확히 알고 있는 지점까지 되돌아간다.
② 혼자 조난됐을 때 지쳤거나 날이 어두워졌거나 악천후로 산행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 가능한 방법으로 구조요청을 하고 그곳에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체온과 체력을 유지하며 기다리는 편이 더 안전하다. 산행하기 전에 가족에게 언제 누구와 어느 산을 어디로 올랐다가 언제 하산할 예정인지 간단하게 알려두면 혹시라도 조난을 당했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③ 여러 사람이 조난 됐을 때 조난을 당했더라도 다친 사람이 없다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먼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안전한 장소로 옮겨 밤을 새울 것인지 아니면 바로 탈출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일행 가운데 부상자가 있다면 먼저 응급처치를 한 다음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부상자를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할지 아니면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를 결정한다. 스스로 구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우에는 구조대를 조직하고 구조방법과 옮길 방법, 내려갈 길을 정한 후 구조를 시작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몇 안 되거나 구조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전문구조대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편이 낫다. 구조를 요청하러 갈 때는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하고 다른 사람은 그 자리에서 기다려야 한다.
④ 밤을 새워야 할 때 판초, 텐트 플라이, 비닐 등을 이용해 눈·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젖은 옷은 갈아입어 체온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비바람을 막아줄 만한 아무런 장비가 없다면 비바람을 조금이라도 막아줄 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 큰 나무 밑이나 숲속에서 마른 낙엽을 끌어 모아 낙엽더미 속으로 들어가면 조금이나마 추위를 이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