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밤, 이제 아시안 게임도 끝나고 볼거 없나 싶어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역시 볼것은 없군 하던 중, 어느 예능채널의 무릎팍 도사-이외수 편에서 리모컨을 멈추었다. 대충 따져보니 본방이 2년 전이었던 듯..(ㅎㄷㄷ)
이외수 선생에 대해선 그다지 개인적인 호불호는 없었으나, 나처럼 울트라 삐쩍마른 과에 속하여 나름 관심있게 보는 양반 중의 한명이다. 걍 한참 보던 중에 외수 선생께서 그의 장편소설 "칼"을 쓰게 된 배경을 듣게 되었다.
이외수는 46년생이며, 어려서부터 할머니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일찌기 집을 나가 행불상태였다고 한다. 따라서 가난은 어려서부터 그와 함께 했고, 미스강원 출신 현재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살때까지 항상 돈에 찌들린 삶을 살아왔다는.....
이외수는 그런 아내를 위해 당시 돈 400만원을 계약금으로 삼아, 집을 하나 계약했다 한다. 문제는 잔금인데, 어찌어찌하여 어느 지인을 통해 그 돈을 융통했단다. 계약금이 그때도 지금처럼 매매가의 10%라고 한다면 3,600만원이었을 텐데.
이외수는 어렵게 이 돈을 꾸어오면서,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는 선에서 조건을 달았다. "열심히 책을 써서 이 돈을 갚겠다". 이런 배경으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칼"이었다.
나는 지금 "소설 칼"에 대해 얘기할 생각이 없다. 예전 MBC 베스트셀러극장에서 오지명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흐릿한 기억이 살아있을 뿐이다. 난 그가 방바닥에 엎드려 무릎에 검은 멍이 들 정도로 힘들고, 처절하게 글을 써서 결국 그의 재능을 이용하여 돈을 갚고 생계를 유지했다는, 세속적인 현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외수는 "칼"을 집필한 후, 문학을 그의 밥벌이에 써먹었다는 죄책감에 한참 시달렸다고 한다.
출처 : 노컷뉴스
이상, 몇가지 느낀 바는 이렇다.
- 사람은 배고프면 절박해 진다.
- 절박해질 때, 사람은 집중하게 된다.
- 집중적인 작업을 통해 물직적인 보상을 받게 된다.
- (사람에 따라)직업윤리와 물질적 보상 사이에서 갈등한다.
나의 상황에 두서없이 대입을 해보면 이렇다.
- 나는 케미컬 오파상이다.
- 배는 쪼금 고프나, 그다지 절박하진 않다.
- 절박하지 않으므로, 월급받는 만큼만 집중(아님, 집중하는 척)한다.
- 어쨋든 물질적 보상은 받는다.
- Case by case 장사치로서의 직업윤리와 물질적 보상 사이에서 갈등한다.
(넘 거창하군;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나 자신에 대한 불평이란 얘기다.)
사람은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절실해야 한다. 그래야 몰두하고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몰두하고 집중해서 돈을 벌었을 때, 기왕이면 정신적인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무언가를 해서 어느 누군가는 행복해 했으면 좋겠다. 그게 내 가족일 수도 있고, 본 적도 없는 누군가라도 좋다. 소박한 사회적 기여라면 좋겠다. 내 자신에 부끄럽지 않게, 쿨하게 돈 벌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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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음을 잘 알지 않는가? ~~~초라한 피터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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